잠을 자지 않는 사람도 없고
꿈을 꾸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심지어 동물들도 꿈을 꾸죠.
그럼 꿈은 대체 왜 꾸는걸까요?

여러분은 어젯밤 어떤 꿈을 꾸셨나요?
잘 기억나는 분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도 있겠네요.
분명한 것은 모든 인간은 꿈을 꾼다는 것입니다. 기억이 나지 않아도 분명 꿈은 꿉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왜 꿈을 꾸는가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꿈'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잠'에 대해 알아봐야겠죠.


마치 먹지 않으면 죽는 것과 같이, 잠을 자지 않으면 동물은 필연적으로 죽게 됩니다.
잠들려고 할 때마다 깨우는 장치를 만들어 쥐를 통해 실험한 결과,
몸이 점점 야위어지면서 결국 14일 만에 죽고 말았죠.
인간도 마찬가지로 잠을 계속 자지 않으면 죽게 됩니다.



잠은 간단히 얘기하면 신경세포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신경세포들은 외부의 위협에 대비해 늘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는데요.
어디서 어떻게 어떠한 신호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죠.
다른 기타 세포들은 생명을 다하여 죽게 되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그 자리를 대체하지만, 신경세포들은 초기에 생성된 세포가 인간이 죽을 때까지 유지됩니다.
대체될 수 없는 세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휴식이 필요한 세포죠.
우리 몸에 수없이 얽히고설켜 있는 이 신경세포들이 마구잡이로 휴식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한쪽 눈만 깨어있거나 팔만 깨어있고 다리는 쉬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인데, 보다 효율적이게
모든 신경세포가 한꺼번에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인 잠을 자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진화한 것이죠.


아직 정확히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인간은 수면시간의 25%를 렘수면으로 할애하는 반면,
다른 영장류들은 5%만 취하는 것으로 볼 때,
렘수면의 비율이 높은 수면이 높은 품질의 수면 방식이라는 주장은
꽤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보다 렘수면이 긴 나무늘보같은 동물들도 있지만, 수면의 질이 인간보다 뛰어나다고 할 순 없습니다. 뇌의 용량도 다를뿐더러 나무늘보는 18시간이나 자기 때문이죠.
렘수면이 중요한 이유는, 기억을 정리하고 다듬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뇌의 성숙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렘수면 중에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이때 발생하는 뇌의 신경자극은
신경체계의 연습을 통한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이로 인해 뇌가 조금 더 유연하게 신경체계를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일부만 깨어있는 뇌가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할 때 우리는 꿈을 꾸게 됩니다.
우리는 꿈을 왜 꾸는 것일까?
사실 꿈 연구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그저 몇몇 가설만 있을 뿐이죠.

무의식 영역 연구의 장을 넓힌 프로이트는 과거의 기억 같은 잠재적인 요소가 꿈에서 표출된다고 주장했으며, 주로 사회적으로 허락되지 않아 억압된 성적 욕망이 꿈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에 조금 더 나아가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칼 융은 '꿈이란 내면의 표현'이라고 생각했고,
일상적인 문제나 걱정거리가 반영되어 표출된다는 해석을 내놓았죠.
그의 말대로 꿈의 내용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주로 우리의 일상생활입니다.
실제로 독일의 실험에서 대상자에게 폭력적인 영화를 보여준 후
그들의 꿈 내용을 조사해본 결과, 꿈의 1/3은 영화의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면 깨어있을 때 인상 깊었던 기억은
다른 기억보다 꿈에 나올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개는 무슨 꿈을 꿀까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도 있었는데,
귀엽게도 주로 주인과 밖에서 뛰어노는 꿈, 맛있는 것을 먹는 꿈,
초인종을 누르면 짖는 꿈 등을 꾸는 것으로 밝혀졌죠.
어찌 됐든 일상적이지만 인상깊었던 기억이 복합적으로 꿈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오늘날 꿈에 대해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대중적인 이론이 되었습니다.
꿈을 통해 사람의 정신을 분석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바탕이 된 이론이죠.

유사하게 몇몇 학자들은 인류의 탄생 초창기 때부터 현재까지 축적되어있는
수도 없이 많은 경험과 기억이 유전과 진화를 거듭하며 우리 몸에 내재해있고
이것이 꿈을 통해 조금씩 재현된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와는 완전 반대인 이론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는데,
하버드대 신경정신과 의사인 앨런 홉슨 박사와 로버트 맥컬리 박사는
꿈이란 뇌로 드나드는 우연한 전기자극 때문에 만들어진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꿈을 통해 보는 세상은 뇌가 경험했던 이미지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버드대 정신의학자들은 꿈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부인했죠.
홉슨 박사는 기존의 이론을 “해몽과 같은 신비주의 이론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일반인들이 수면 상태와 깨어있는 상태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대중적인 상식과도 상반되는 셈이죠.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09년, 홉슨 박사는 꿈에 대한 또 다른 이론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이 많은 꿈을 꾸는데도 불구하고 곧바로 잊어버리게 되는 이유가
꿈은 뇌의 워밍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뇌가 꿈이라는 작용을 통해 예행연습을 한다는 것인데요.
꿈이라는 것이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을 모두 기억하지는 않지만,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인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그가 발표한 이론은 과학계에 수많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더욱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졌고, 심화된 연구가 전개되었죠.
홉슨 박사의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왜 꿈의 80%가 낯선 사람이 등장하고 본 적이 없는 장소가 나오는지,
그리고 왜 꿈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이미지는 비현실적인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많은 지지를 받게 됩니다.

꿈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은 여전히 안개 속에 싸여있습니다.
꿈을 꿀 때 우리의 뇌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꿈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여전히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해명하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은 꿈을 완전히 점령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홉슨 박사가 주장하는 이론이 설령 팩트라 하더라도
딱딱하게 전기자극으로 인한 꿈보다는, 무언가라도 의미가 담겨있는 꿈을 꾸고 싶군요.
하룻밤 꾸는 기분 좋은 꿈이 때로는 내일의 활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언젠가 꿈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꿀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가 된다면 어떤 꿈을 가장 꾸고 싶은가요? 내생에 최고의 꿈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네요.
오늘은 다들 기분 좋은 꿈 꾸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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